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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남/김길남_다이어리

나의 파란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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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by: 이순화님

나의 파란 느티나무


                  詩: 徐  潾

다시는
나무를 심지 않기로 하고
마음밭을 버려두었었다

어느날
바람하나가
물어다준 씨앗하나를
받아들고

마음밭에 심어야하나
많이 고심한끝에
자라는 것도
자라지 못하고 마는 것도
하늘에 맡기기로 하고

씨앗하나를
마음밭에 심어두고는
그냥
그게 다였다

물푸레나무처럼
내 마음밭
마른 물에
잎사귀를 적셔
내 마음밭을 파랗게
물들이더니

이제는
커다란 잎사귀를 펼친
한그루의 느티나무가 되어
날 지키고있다

그리고는
지친 내게
늘 와서 쉬어갈 의자
하나를 내어준단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든 휴식의 의자란다

나의 파란 느티나무는
그렇게 바람에 실려와
싹을 튀우고
묵묵히 나를 지키는
커다란 기둥하나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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