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는 함박눈이 왔다네.
지상의 발자욱의 무게에 밟혀
곧 녹아버리고 말았지만
처가집어귀의 산비탈과 동구밖에는
내린그대로, 지나는 바람에 날리우고
오랜만에 집을찾은 사위귀때기를 후비며
반가와 했다네.
지난 한해의 어설픈 마음가짐과 몸짓들을
다듬고, 올곧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성경의 잠언을 읽었다네.
중국의 고대의 옳은 말씀들과 너무도 많이 닮았다는데
한참이나 놀라면서 여호와 하느님이 계시다는
의하답지않은 경건에 또 놀라고,
그러나 성전에 까지는 가지않을거네
내 삶이-예술로 향한-곧 종교라는 신념 때문에
그 분을 분명 사모하지만 마음 속 깊은데서우러나는
진실한 믿음을 더 우로보는 어리석음 때문에...
몌전에는 그토록 원했던 젊잖은 40대를 이제 마흔하고도 둘이된다니 슬퍼지기까지 한다네 불충실 했던 젊은 날 때문이겠지. 마음을 비우고 또 비우다보면 꽉찬어떤 세상의 일도 결국 허구라는 진리가 내 머리 속에도 새겨지겠지. 승숙아 새해에도 삶에 충실한 아내가 되고, 엄마가되고, 또, 너 자신이 되기를..오초.
'이숭숙' 카테고리의 다른 글
Re..눈이왔다네 (0) | 2001.12.31 |
---|---|
메리크리스마스 (0) | 2001.12.25 |
Re..그사람 이름은 잊어지만.. (0) | 2001.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