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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남

정치 풍자 유죄? “그럼 나도 잡아가라”

“나도 잡아가시죠, 경찰 나으리!”

정치 풍자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이 경찰에 긴급체포되자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원 신모(31, 서울 서대문구)씨 등 네티즌 6명은 23일 대학생 권모씨가 정치인을 풍자한 게시물을 인터넷 상에 올려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그대로 올리며 “나도 잡아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게시판에 자신의 실명과 사는 곳, 전화번호까지 밝혔다.

문제가 된 정치 풍자 게시물은 스포츠신문 인기 만화의 대사만 바꾼 것으로 최병렬 전대표와 조순형 대표가 총선에서 패배해 노숙자 신세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에 대한 항의운동을 시작한 신씨는 “(경찰이 조사에 나서더라도) 권 씨처럼 호락호락하게 출두하지는 않겠다”며 “경찰이 고발하는 순간 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방법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는 또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 패러디물을 올리는 것을 선거법위반이라고 모는 것은 선거법의 입법취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며 “선거법을 빌미로 표현의 자유까지 막으려는 경찰의 행동에 대해 항의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경찰에 조사를 받은 정치 패러디 작가의 무죄를 주장하는 ‘하얀쪽배 무죄운동’(cafe.daum.net/hayanzzockbae)카페를 만들기도 했다. 카페 운영자는 “이번 경찰의 비열한 연행과 과잉수사는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 정치참여와 전자민주주의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며 “전체 네티즌을 겨냥한 경찰의 본보기식 수사가 계속된다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인터넷 유머 사이트 등 14곳에 탄핵안 가결이 최 전 대표와 조 대표 등이 모의한 것이라는 내용을 퍼뜨리고, ‘병렬 연결의 특징’ 등의 합성 그림을 통해 두 대표를 희화화한 혐의로 대학생 권씨를 23일 긴급체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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