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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홍/민대홍게시판

천렵

장마가 물러간후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미물에 불과한 풀들도 곤충에게는 보금자리와 쉼터를 제공하게지만
인간에게도 유익한 것인지 아니면 필요악인지 ?

마음의 정원을 꾸민답시고 밀어부친 3천여평에
잔디밭을 조성하려했는데 주의사람들의 권고로
잔디 대신 콩을 심어놓았는데......
장마에 자란 풀들이 언제 자라는지
풀반. 콩반이 되어버렸다.
어머님에게 물어보았더니 바랭이라는 풀이다.
글구 쇠뜨기.아카시아 순등.....
보기만하여도 겁이날 정도의 풀들이다.

인간의 무지함으로 인해
또다른 도전이 시작되었음을 예고하였는데
관찰자 입장에서 그냥 무심코 지나간
나의 안일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제초제를 사용하면 그만인것을 잠시 방치한것이 문제가 되었다.
아침 저녁으로 뽑기로 결정하고 마냥 뽑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또 풀이 자란다.
이일을 어쩐담.....

그래도 내가 선택한일인데 물러설수도 없고..
풀과의 전쟁이 시작된것이다.
언제간 풀이 나에게 이길수 도 있겠지만 .
나에게 질수도 있는것이 자연의 순리가 아닌가 ?

대기의 기운의 한바탕 휘몰아친 장마로 신선하게 느껴진다.
한낮의 오침시간을 이용하여
동네 형들과 천렵을 한다.
울동네에서 다리건너면 충청남도요 ,산 넘으면 충청북도이다.
가는길에는 숯가마들이 즐비하게 있다.
숯가마에서 나오는 연기가 한낮의 더위를 무색할 정도로 느끼는
여유있는 풍경이다.
20여분 시원한 계곡길을 달려가다보면
고기반 물반인 생거 진천군에 있는 백곡지에서 투망을 던져서 물고기를 잡는다.
장마가 지나간 뒤라 물이 많이 흐르는곳이 포인트이란다.
깊은곳엔 큰고기들이 마니 있는가보다.

강태공들이 낚시할때의 손맛처럼.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지고 던진 투망을 건지는 손에 느낌이 오는가 보다.
잡히는 고기 이름은
빠가사리 .칠리. 피라미. 붕어. 산메기.모래무지 등등
잡어들이다.
천렵하는 재미가 솔솔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
어린 시절의 동심의 시간대로 가는것이다.
순수한 문학소년의 감정들이 간만에 느끼는 대목이다.

30여분 투망으로 건져올린 잡어들은 먹을만큼의 적당한 양으로 잡는다.
동네 형님왈 많이 잡으면 메운탕 맛이 없단다.
해가 떨어지고
커다란 울이 집 느티나무 밑 침상에서
잡은 잡어들은 추억에어린 메운탕으로 변하여 한바탕 동네 사랑방이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두잔 걸치고
어설피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하면서.....

소주병들이 늘어가고
이윽고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꽃들이 만발한다.


이것이 또하나의
풀과의 전쟁후에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전원생활이 아닐까 ?
생각해본다.

며칠이 지나가고
술 생각이 나면
천렵을 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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