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길남/김길남_다이어리

The End - 집으로 OST[폄]

오늘도 pc방 문을 열고 들어 오시는 떡할머니

"총각... 떡 좀 사... 맛있어!!.."

카운터를 보는 나에게 건네는 첫마디였다.

"괜찮아요... 배부르거든요."

환갑도 넘기셨을 나이에 온갖 갖은 고초를 겪은듯

갈라진 피부와 세월의 주름들...

할머니는 "에구.. 요즘은 무릎이 자꾸만 시리네.." 하며

무릎을 주무르셨다..

그러나 난 그것이 꼭 사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려는

유혹용 멘트라고 생각했다..

..........


나의 이어지는 침묵에 씩 웃으시며 광주리를 대뜸 펼쳐 보이시고는

다 식어버린 떡을 한움쿰 떼어 얼굴 앞으로 내미셨다.

"맛있어... 2천원 밖에 안해.... 많이 줄께.."

자꾸만 재촉하시는 할머니에게 짜증이나

"됐어요" 하고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 했다.


할머니는 알았다는 미소를 지으시고는 "떡 사세요.. 맛있어요.."

손님들의 자리를 차례차례 돌며...

힘겹게.. 힘겹게.. 외치시며 사람들에게로 가셨다..

나는 왠지 신경이 쓰이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뀌어갔다.


할머니!!!.. 안 추우세요?...

이런 새벽에 떡을 팔러 다니시느라 얼마나 힘드세요?

이 한마디 가 뭐가 힘들다고 입에서만 맴돌았다...

남이기 이전에 나의 할머니 같은 친근한 분일진데...

왜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와버렸을까??

마음이 무거워져 갔다..


할머니는 힘들어 보이지만 애써 웃음을 지으시며

떡을 팔려고 노력하셨으나 결국 하나도 팔지 못하시고

무관심하게 고개만 흔드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쓸쓸히 밖으로 나가시려고 했다...

나는 나가시려는 할머니에게 작은 소리로

"할머니...저 떡 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래? 맛있어.. 내 많이 줄께.. 먹어봐.." 하고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떡 바구니를 여셨다


떡 할머니는 나의 어릴적 할머니 같았다.

분명 삶의 방식도 다르고 혈육도 아니지만...

할머니들에게서 풍기는 고유의 향기는 같은 것 같았다..

특유의 쳐진 눈웃음도... 같았다.

"네... 많이 주세요..."

2000원을 받아 주머니에 담는 할머니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나에겐... 쉬운 2000원 이었지만..

할머니에겐 왠지 그 2000원이 하루하루 생활하는데

소중히 쓰일것만 같아 무거운 마음이들었다.

"할머니 안 피곤 하세요???."

"힘들지......"

"그럼 왜 새벽에 이렇게 고생하세요??."

할머니께서 남기신 마지막 말은 ....

나의 가슴을 비수처럼 파고 들었다.

"낮에만 팔아선..... 생활하기 빠듯하거든 ."


나의 생활... 하루에 1~2만원씩 그냥 아무생각도 없이

하고 싶은거에 써버리는 내 자신과

낮의 떡팔이로는 부족해 추운 새벽까지 잠을 설치시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거리를 나서시는 할머니의 생활...


그날.. 할머니가 나가신 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자꾸만 목에 걸려

화장실에서 결국 울고 말았습니다..






소유와 존재



문득 나의 삶을 한번 뒤돌아 봅니다

여지껏 나는 어떻게 살았는가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

생각해 보니 참 쓰잘데기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매일 나는 무얼 먹을까 무엇 입을까

무엇을 더 가질수 있을까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것을 가질까

이렇게 나는 소유 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이제껏 살아왔습니다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는 삶 이었습니다

문득 뒤 돌아 보니 더럽고 추한 형상만 가득 합니다

정말 너무나 냄새가 나는 삶입니다

이제 나는 삶의 모습을 바꾸려 합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적인 삶으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살것인가

누구를 위해 살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 존재적 삶을 살려 합니다

아직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나의 조그마한 힘이 재주가 지혜가 필요한 곳

그곳에 진정한 삶이 있을것 같습니다

사람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 할 때 참 삶을 살 수 있을것 같습니다

나는 이제 삶의 자세를 바꾸려 오늘을 고민하며

내일도 고민하는 삶을 살려 합니다








The End - 집으로 OST


열매: 고민 너무 많이 하지마세요 .마음이 아프니까``````` -[09/11-14:42]-

'김길남 > 김길남_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영상]김길남 새해를 열면서  (0) 2003.12.30
When a child is born  (0) 2003.12.23
一樹會 전시장에서  (0) 2003.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