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민대홍/민대홍게시판

영농일지 2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도
저녁이 되면 기온차로 약간은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비가오려는지 맹꽁이 울음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바람도 설렁설렁 불어대구요
일기예보에 은근히 기달려던 비도 내일 저녁부터 내린다네요
비오면 무조건 쉬는날이니
안성시내에 나가 칭구덜 불러내어 날구지나 해야 될성싶네요

간만에 자판을 두들겨 봅니다.
오월 중순에 심어놓은 메주콩들이 새싹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지요
눈 비비고 일어나자마자 콩밭으로 가는 버릇이 생겨
콩밭에 가보았더니
아뿔사 밤샘하는 동안 콩들이 이리저리 뽑혀있는것들 이였지요
아니 어떤놈들이 이런짓을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해답니다.

고민하던 끝에 부모님에게 자초지정을 야기했더니 하하하 웃으시면서
비둘기 아니면 꿩넘들이 못된짓을 했다는 겁니다.
어이없다 듯이 허허허 이넘들봐라 ! 당장 아이디어로
허수아비를 두개 만들어 놓아 보았습니다.
자신만만하게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머찌게 담배 한모금의 여유도 피워보았답니다.

다음날
콩밭에 가서...화들짝 놀랐습니다.
아니 허수아비도 소용이 없는것을 알고 고민을 해보았지요.
다음날도 역시 매한가지 였지요
일방적으로 한방 먹은 기분이였지요

방법은 단 한가지 밭에가서 책을 보면서 보초를 서기로 했답니다.
며칠이 지난후에
이것 또한 우매한 짓이란것을 깨달았습니다.

웃지못할 날짐승들과 진검승부 이야기를 들으신 부모님이 니 맴은 속상하지만
" 얘야 날 짐승들도 먹고 살아야지".
부모님들이 껄껄 웃음속에서 한평생 여유있는 인생이 엿보이는 대목이였지요

동물들도 먹고 살아야 된다는 논리를 미쳐 생각 못했던것이지요
팽팽하게 줄달리기하던 동물들과 나자신이 서로가 먹고 사는 일이기에
한발짝씩 양보하다보니 마음이 이렇게 편안한것을.
미처 생각못한 초보 농부가 날짐승들에게 한수 배운일 이였답니다

담에는 콩밭에 풀과의 전쟁을 하여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
귓전을 스치는데 .....
노래가사처럼 콩밭메는 아낙네가 아닌 풀에 겁먹은 초보농부 맘이랍니다.

바쁜 오월도 지나가고 내일이면 일년의 이분일이 시작되는 유월이네요
그동안 미루어 놓았던 그림공부나 틈틈이 시작해 볼렵니다..

내일 비나 일찍 내려랏!!!


'민대홍 > 민대홍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홍아....  (5) 2005.06.24
영농일지 2  (5) 2005.05.31
영농일지  (5) 200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