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위아트

[음악]Chris Spheeris - Juliette

8월


-이외수





여름이 문을 닫을 때까지 나는 바다에 가지 못했다

흐린 날에는 홀로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막상 바다로 간다 해도 나는

아직 바람 의 잠언을 알아듣지 못한다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 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 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사랑은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흐린 날에는 목로주점에 앉아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211.244.204.228 기성: 우와~이음악 뭐냐,가슴이 너무 아프다.. [08/21-22:45]
211.244.218.114 無: ㅜ.ㅜ [08/22-11:08]
211.244.204.228 25.검은호랑이: 無 ? 이외수가 이래서 좋아 외모가 나랑 비슷하고 VJ 님 노고에 감사 [08/22-11:49]
211.222.130.99 Hardcore™: 별 말씀을! 저두 좋아서 하는건데요~ ^^* [08/22-22:34]

'위아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악]이문세 -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0) 2001.08.20
한여름밤의 꿈  (0) 2001.08.20
개눈덜  (0) 200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