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편지 (1) - 테오에게
고갱에게 보낼 편지를 썼기에 그것을 함께 동봉하여 오늘 또 한 번 편지를 한다. 이 며칠 동안 기분이 가라앉게 되었고, 내 편지가 바보같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존경과 감정의 마음을 속이더라도 좋은 감각이나 경의를 얻을 수는 없다. 비록 멀리 있더라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너는 즉, 나의 친절한 동생이 ……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간단히 근황을 알려주기 바란다. …… 앞으로 가정의 아버지가 될 사람을 손에 쥐고 흔드는 충동은, 우리 아버지가 그처럼 즐겨 말씀하신 충동도 각각 크고 또한 강한 성질의 것이지만, 파리의 사소한 생활고로 지리멸렬된 혼란 속에서는 당분간 별로 뜻이 없을지도 모른다.
마치 이런 종류의 현상은 강렬한 계절풍이 불고 난 뒤와 같은 것으로써, 알씬거리는 말은 아니지만 신선미가 있다. 나로서 그것은 매우 즐겁고 나의 정신적 피로와 불운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네 아내가 낳을 사내아기의 큰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쯤 살 맛이 난다. 제수 씨가 사내아기가 태어나도록 몸을 조심하고 있다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를 기다리기로 하자. 나로서는 그 동안에 캔버스를 조금 만지는 일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고, 고갱에게 보낼 편지의 밑그림과 같은 달뜨는 밭을 제작중이다. 그것은 보리 대신에 짚더미가 있고, 둔한 황톳빛과 보랏빛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언젠가 너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새로이 댕댕이 덩굴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은 부디 너로서는 나의 일로 근심과 걱정을 하거나 우울한 생각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네가 필연적으로 40대가 된다는 생각에 관해서는 대단한 근거나 그만한 까닭이나 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들에게는 점진적인 참을성 있는 회복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일 우리들이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 겨울의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는 겨울이 무척 음산하다. 그렇더라도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겨울은 작년 아를르에서 그런 많은 습작에 손을 댈까 하고 이따금 생각하고 있다.
이 며칠은 대단히 어려운 과수원의 큰 습작에 매달리고 있다. 실물을 보지 않고 붓을 대보니 색깔의 조화가 잘되었다. 대관절 내 소묘를 받았는지 모르겠구나. 한 번은 우편소포로 반 타 보내고, 나중에 또 한 타 보냈다. 만일 그것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며칠, 몇 주일 동안이나 역에 있을 것이다.
의사는 나에게 몽티셀리가 괴짜라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노라 말했는데, 만년에 가서 그는 미치광이가 된 모양이다. 만년에 몽티셀리는 온갖 고생을 다 겪었는데, 너무나도 무거운 부담 때문에 좌절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예술 면에서 작품을 손상시켰다고 추측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다. 그는 면밀하게 계획하고 화가로서의 독창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결실을 보기 위해 누구로부터 든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곳 매미의 사생 그림을 여기에 보낸다.
찌는 듯한 더위 속의 매미 소리는 네덜란드 농가에서는 귀뚜라미와같은 매력이다. 아우야, 사소한 감동도 우리들의 생애를 크게 지배하는요인이 되고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그것에 따르고 있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과거의 과실이나 앞으로 범할지도 모르는 과실에서 만약 용기로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완쾌인데 아직도 좀처럼 쉽지가 않다.
또한 우울한 기분에서도 헤어날 수 없다. 비록 소박한 감정과 양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인도해 주는 유일한 요인도 아니고 더구나 우리들을 결정적으로 지켜주는 것도 아니다. 젊은 시절의 예술가의 생활개념으로부터 이처럼 멀어진 상태에서 사는 처지에 있어서는 우연이란 일도있으므로 너도 무리한 책임을 굳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면 어느 쪽으로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 둘은 공통된 운명의 친구인 동시에 동료와도 같다.
이곳에서는 사물은 모양 그 자체이기 때문에 파리에 있을 때처럼 먹는 일에도 싫증이 난다. 반대로 너는 파리에 있으면서 때로는 전원에 동경을 가지겠지. 그러나 대단한 것은 아니고 얘기한 바로 그대로이다.
그리운 네덜란드의 히드 숲 속의 소박한 농부와 같이 너도 부성애를 가지는 것이 어떻겠느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거리에 소음이나 떠들썩함, 안개, 고뇌가 존재하는 한……아무리 우리들 사이의 애정이 겁에 질려 있다 하더라도……정녕 입으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친밀감이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너의 부성애의 근거를 망명자, 외국인이나 가난뱅이에게서 찾고, 비록 우리들이 일상 잊고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생각이 날 수 있는 참된 존재, 진정한 조국의 존재 가능성을 가난한 사람의 재능에서 장래의 기초를 찾아야 한다. 조만간 우리들의 목숨은 끝나고 말겠지만, 유쾌하지 못한 기분을 잊자. 오늘날에는 우리와 인연이 이미 먼 파리로 가서 걱정의 씨앗을 뿌리며 불쌍한 사람들을 배신하는 것은 좀 위선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록 이 곳의 식사가 싫어지더라도 네 집에 처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즐거운 것은 없다.
그런데 볼테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아도 좋은 자유를 주었기에 우리들은 마음을 놓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너의 건강을 너의 아내처럼 염려하면서, 일시적이라도 나에 대한 걱정이 너의 비료적 긴 침묵의 요인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임신 때문에 굉장히 바쁘기 때문이라고 상상하고 있다. 누구나가 살기 위해 가고 있는 길이므로 좋은 일이다. 그럼 빠른 시일안에 또 연락하마. 너와 조에게 악수를 보낸다.
고갱에게 보낼 편지가 늦어지면 안 되겠기에 이 글을 급히 보낸다. 그의 주소는 알고 있겠지?
고갱에게 보낼 편지를 썼기에 그것을 함께 동봉하여 오늘 또 한 번 편지를 한다. 이 며칠 동안 기분이 가라앉게 되었고, 내 편지가 바보같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에 존경과 감정의 마음을 속이더라도 좋은 감각이나 경의를 얻을 수는 없다. 비록 멀리 있더라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너는 즉, 나의 친절한 동생이 ……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간단히 근황을 알려주기 바란다. …… 앞으로 가정의 아버지가 될 사람을 손에 쥐고 흔드는 충동은, 우리 아버지가 그처럼 즐겨 말씀하신 충동도 각각 크고 또한 강한 성질의 것이지만, 파리의 사소한 생활고로 지리멸렬된 혼란 속에서는 당분간 별로 뜻이 없을지도 모른다.
마치 이런 종류의 현상은 강렬한 계절풍이 불고 난 뒤와 같은 것으로써, 알씬거리는 말은 아니지만 신선미가 있다. 나로서 그것은 매우 즐겁고 나의 정신적 피로와 불운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네 아내가 낳을 사내아기의 큰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쯤 살 맛이 난다. 제수 씨가 사내아기가 태어나도록 몸을 조심하고 있다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를 기다리기로 하자. 나로서는 그 동안에 캔버스를 조금 만지는 일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고, 고갱에게 보낼 편지의 밑그림과 같은 달뜨는 밭을 제작중이다. 그것은 보리 대신에 짚더미가 있고, 둔한 황톳빛과 보랏빛이다. 가까운 시일 안에 언젠가 너는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새로이 댕댕이 덩굴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부탁을 하고 싶은 것은 부디 너로서는 나의 일로 근심과 걱정을 하거나 우울한 생각을 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네가 필연적으로 40대가 된다는 생각에 관해서는 대단한 근거나 그만한 까닭이나 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들에게는 점진적인 참을성 있는 회복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일 우리들이 파악할 수만 있다면 이 겨울의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는 겨울이 무척 음산하다. 그렇더라도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겨울은 작년 아를르에서 그런 많은 습작에 손을 댈까 하고 이따금 생각하고 있다.
이 며칠은 대단히 어려운 과수원의 큰 습작에 매달리고 있다. 실물을 보지 않고 붓을 대보니 색깔의 조화가 잘되었다. 대관절 내 소묘를 받았는지 모르겠구나. 한 번은 우편소포로 반 타 보내고, 나중에 또 한 타 보냈다. 만일 그것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며칠, 몇 주일 동안이나 역에 있을 것이다.
의사는 나에게 몽티셀리가 괴짜라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었노라 말했는데, 만년에 가서 그는 미치광이가 된 모양이다. 만년에 몽티셀리는 온갖 고생을 다 겪었는데, 너무나도 무거운 부담 때문에 좌절된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예술 면에서 작품을 손상시켰다고 추측하는 것은 옳은 일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다. 그는 면밀하게 계획하고 화가로서의 독창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결실을 보기 위해 누구로부터 든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곳 매미의 사생 그림을 여기에 보낸다.
찌는 듯한 더위 속의 매미 소리는 네덜란드 농가에서는 귀뚜라미와같은 매력이다. 아우야, 사소한 감동도 우리들의 생애를 크게 지배하는요인이 되고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그것에 따르고 있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과거의 과실이나 앞으로 범할지도 모르는 과실에서 만약 용기로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완쾌인데 아직도 좀처럼 쉽지가 않다.
또한 우울한 기분에서도 헤어날 수 없다. 비록 소박한 감정과 양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인도해 주는 유일한 요인도 아니고 더구나 우리들을 결정적으로 지켜주는 것도 아니다. 젊은 시절의 예술가의 생활개념으로부터 이처럼 멀어진 상태에서 사는 처지에 있어서는 우연이란 일도있으므로 너도 무리한 책임을 굳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면 어느 쪽으로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 둘은 공통된 운명의 친구인 동시에 동료와도 같다.
이곳에서는 사물은 모양 그 자체이기 때문에 파리에 있을 때처럼 먹는 일에도 싫증이 난다. 반대로 너는 파리에 있으면서 때로는 전원에 동경을 가지겠지. 그러나 대단한 것은 아니고 얘기한 바로 그대로이다.
그리운 네덜란드의 히드 숲 속의 소박한 농부와 같이 너도 부성애를 가지는 것이 어떻겠느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거리에 소음이나 떠들썩함, 안개, 고뇌가 존재하는 한……아무리 우리들 사이의 애정이 겁에 질려 있다 하더라도……정녕 입으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친밀감이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너의 부성애의 근거를 망명자, 외국인이나 가난뱅이에게서 찾고, 비록 우리들이 일상 잊고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생각이 날 수 있는 참된 존재, 진정한 조국의 존재 가능성을 가난한 사람의 재능에서 장래의 기초를 찾아야 한다. 조만간 우리들의 목숨은 끝나고 말겠지만, 유쾌하지 못한 기분을 잊자. 오늘날에는 우리와 인연이 이미 먼 파리로 가서 걱정의 씨앗을 뿌리며 불쌍한 사람들을 배신하는 것은 좀 위선적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록 이 곳의 식사가 싫어지더라도 네 집에 처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즐거운 것은 없다.
그런데 볼테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아도 좋은 자유를 주었기에 우리들은 마음을 놓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너의 건강을 너의 아내처럼 염려하면서, 일시적이라도 나에 대한 걱정이 너의 비료적 긴 침묵의 요인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임신 때문에 굉장히 바쁘기 때문이라고 상상하고 있다. 누구나가 살기 위해 가고 있는 길이므로 좋은 일이다. 그럼 빠른 시일안에 또 연락하마. 너와 조에게 악수를 보낸다.
고갱에게 보낼 편지가 늦어지면 안 되겠기에 이 글을 급히 보낸다. 그의 주소는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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