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가사망한 후 그 행방이 묘연하여 전세계 미술애호가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이 작품은 최근 밴더빌트 콜렉션을 통해 100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밀레 자신이 그의 대표작 26점 중 하나로 손꼽은 명작으로,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만종>, <이삭줍기>와 함께 그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성경의 교훈인 자비심을 가르치기 위해
가난한 이에게 줄 빵 한 조각을 어린 소녀에게 건네고 있는 시골여인의 모습은 <만종>과 <이삭줍기>에 등장하는 농촌 여인을 연상시킨다.
밀레의 첫번째 아내 폴린느를 모델로 한 이 작품은 밀레가 화가로서
그린 지금까지의 작품들 중 최고의 걸작일 뿐 아니라, 1840년대 유럽전체를 통틀어 수작으로 손꼽히는 초상화들 중 하나이다. 풍성한 느낌의 천을 감은 채 격식을 차리지 않은 모습으로 앉아 있는 폴린느의 린넨 블라우스는 밀레의 회화 표현기법의 극치를 보여준다.
석양녘, 젖을 짠 우유통을 짊어지고 쏟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아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노르망디 여인을 묘사한 이 작품은 농촌생활에서 일어나는 노동문제를 자신의 작품에 제시한 밀레의 회화경향을 보여준다. 빛과 대기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이 작품과 같이, 실풍경의 대기와 빛의 흐름을 포착하는 점 때문에 밀레 작품에서 인상주의가
예견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 작품은 사계절을 고전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과 연관시켜 해석하는 것에 영감을 받아 그린 사계 시리즈 중의 하나로서, 농업의 여신인 세레스를 등장시켜 여름을 표현한 것이다. 고전적 주제의 차용을
통해 표현된 이 작품에서 밀레는 주제뿐만 아니라, 인물상의 형태와
포즈에도 고전적인 요소를 사용하였다. 화면 중앙에 정면 입상으로 등장하는 세레스의 형상은 마치 고전기 여신상을 회화로 표현한 듯이 육중하며 조각적인데, 이 풍만하고 당당한 여신의 자태는 풍요와 번성을
상징한다.
<오줌누는 아이>로도 불리우는 이 작품은 농촌 풍속의 정경 중 하나를 가감 없이 표현한 파격적인 사실성이 돋보인다. 루브르 미술관에
소장된 밀레 작품 중 가장 수작이라 평가받는 이 그림에서 밀레는 풍속화의 노골성 보다 아이와 어머니 사이에 교감되는 모성, 친밀함, 다정함 등을 소박하게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저속한 주제라는
당시 우려와는 달리 다정하고 정겨운 정취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1844년 작 <라 아그 절벽 (카스텔 방동)>은 밀레가 그린 가장 오래된
풍경화로, 해안지방과 수평선을 주제로 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작품속에 나타나는 암벽의 구조와 덩어리감은 4~50년 후 세잔느가 변화무쌍하게 표현했던 셍트-빅투와르 산의 구조와 덩어리감을 연상케 한다. 붓터치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과 때문에 인상주의의 귀중한 본보기로 수 많은 전시회에 소개되었다.
밀레와 고흐와의 영향관계는 이미 많은 미술사가들을 통해서 연구되었는데, 고흐가 밀레에게 영향을 받았던 것은 단지 외형의 주제적 측면이 아니라 대상을 진실하고 순수하게 접근하는 정신적인 태도였다.
그러나 밀레가 대상의 진실성을 표현함에 있어 사실주의적인 기법을
채택하였다면, 고흐는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그것에 자신의 열정과 감정을 투사시켜 비재현적인 색채와 붓터치를 구사하는 독특한 어법을
사용하였다는 차이가 있다. 네덜란드 농촌 여인을 그린 이 그림에서도
고흐는 농촌 여인이 가지고 있는 소박하고 투박한 내면을 강한 붓터치와 형태를 왜곡하는 표현적인 방식으로 표출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