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예술비평]‘유통’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http://www.spacebeam.net
민운기 l 스페이스 빔 디렉터
미술시장은 이른 바 ‘화가’들이 궁정 내에 소속되어 안정된 생활을 매개로 지배 권력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의 이념적 자유를 위해 경제적 방편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대중적 감성에 영합하여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것인가, 이에 반하여 다소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자신의 예술이념을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리게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화가들은 후자를 선택하였고, 전자의 입장에 있더라도 후자라고 강변하는 입장이었지만 문제는 ‘미술’ 안에서의 순수와 자유, ‘작품’ 안에서의 해방과 변혁만을 부르짖다 보니 시장의 논리에는 취약한 채 그러한 이념들이 오히려 그들이 넘어서고자 하는 부르주아 계급에게는 자신들의 존재 근거를 뒷받침해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아방가르드적인 ‘부정’의 방법론은 이러한 구매력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하였다. 결국 미술시장은 이제 각자의 예술이념을 지속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탐색’의 대상이지 단순 ‘이용’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인천아트페어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았고, 전시장 전체가 고급스런 종합선물처럼 가지런히 포장되어 손님을 기다리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의 작품이 하나의 장식용으로 이용되어지기를 더욱 더 열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태도의 이면에는 미술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하며 이를 감상하고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수준 높은 예술의 향유자로 거듭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구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층위는 다양하다. 진정으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후원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이용하여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고, 정말이지 작품이 마음에 들어 순수한(?) 마음에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구입을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있어 관심을 보이는 계층이 있고 아예 생각조차 못하는 계층이 있고, 누군가 만든 작품의 구매를 통해 예술을 향유하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생산자가 되어 생활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는 입장이 있다.
결국 우리가 진정한 예술가를 자처한다면 이러한 다양한 입장과 성향을 면밀히 살펴봄은 물론 누구나가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는 최근의 변화 양상을 고려,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활동이 다각적으로 모색되어야 하리라 보며,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경제적인 측면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아트페어’라는 방식은 너무나 소극적이다. 오히려 미술활동을 ‘작품’으로 환원시키며 더 이상의 실험과 탐색을 가로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 지 따져 볼 일이다.
작품을 유통시킬 것인가, 정신을 유통시킬 것인가? 비싼 작품을 소수가 소유할 것인가, 가치 있는 활동을 다수가 공유할 것인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출처 : foxbar | 글쓴이 : 장희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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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은 이른 바 ‘화가’들이 궁정 내에 소속되어 안정된 생활을 매개로 지배 권력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의 이념적 자유를 위해 경제적 방편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대중적 감성에 영합하여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것인가, 이에 반하여 다소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자신의 예술이념을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리게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화가들은 후자를 선택하였고, 전자의 입장에 있더라도 후자라고 강변하는 입장이었지만 문제는 ‘미술’ 안에서의 순수와 자유, ‘작품’ 안에서의 해방과 변혁만을 부르짖다 보니 시장의 논리에는 취약한 채 그러한 이념들이 오히려 그들이 넘어서고자 하는 부르주아 계급에게는 자신들의 존재 근거를 뒷받침해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아방가르드적인 ‘부정’의 방법론은 이러한 구매력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하였다. 결국 미술시장은 이제 각자의 예술이념을 지속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탐색’의 대상이지 단순 ‘이용’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인천아트페어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되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았고, 전시장 전체가 고급스런 종합선물처럼 가지런히 포장되어 손님을 기다리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의 작품이 하나의 장식용으로 이용되어지기를 더욱 더 열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태도의 이면에는 미술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하며 이를 감상하고 소유하는 것이야말로 수준 높은 예술의 향유자로 거듭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러나 잠재적인 구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층위는 다양하다. 진정으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후원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이용하여 투자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고, 정말이지 작품이 마음에 들어 순수한(?) 마음에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구입을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있어 관심을 보이는 계층이 있고 아예 생각조차 못하는 계층이 있고, 누군가 만든 작품의 구매를 통해 예술을 향유하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생산자가 되어 생활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는 입장이 있다.
결국 우리가 진정한 예술가를 자처한다면 이러한 다양한 입장과 성향을 면밀히 살펴봄은 물론 누구나가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주체가 되고 있는 최근의 변화 양상을 고려, 실질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활동이 다각적으로 모색되어야 하리라 보며,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경제적인 측면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아트페어’라는 방식은 너무나 소극적이다. 오히려 미술활동을 ‘작품’으로 환원시키며 더 이상의 실험과 탐색을 가로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 지 따져 볼 일이다.
작품을 유통시킬 것인가, 정신을 유통시킬 것인가? 비싼 작품을 소수가 소유할 것인가, 가치 있는 활동을 다수가 공유할 것인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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