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낙준/김낙준

1995 제2회 동주 갤러리 기획전 - 미술세계 10월호



ART WORLD 106 131/9510

젊은작가 김낙준

전통에 매스를 가한 실험적 조형이념


글 / 김진호(본지 편집부장대우)

  
김낙준은 최근 알루미늄과 리벳 등을 사용해 자신이 추구해온 인체의 변형에 의한 새로운 조형성 탐구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유학 후 귀국하여 2차례의 개인전 그리고 각종 그룹전에 참가하였고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하여 줄곧 스스로의 작업세계를 지켜왔다. 귀국 후 그는 자신이 국내에서 수업하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조형수업을 통해 찾아낸 지금의 작업에 대해 국내 미술인들의 반응이 매우 염려스러웠으나 염려 이전에 자신의 조형이념에 대한 확신으로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조형이념의 일관성과 더불어 그 소재와 방법론의 실험을 과감하게 밀어 부쳐온 프로페셔널한 작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귀국 후 첫 개인전에서 집결시켰던 구상적 형상들을 근래에 들어와 더욱 심화시켜 인체라는 전통적 조각의 재제를 보다 색다른 차원으로 이끌어 방법론의 독특한 취향과 개성을 잘 살려낸 작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주된 이미지는 매우 모던한 구성주의의 그래픽적 요소와 조각의 조형이념이 결부된 숭배적 상징조형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과거의 원시성이 농후한 조형작업에서 모던한 형태로의 전개와 인체의 기하학적 변용은 새로운 구상조각의 한 방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의 작업에서는 구상성을 엿보기보다는 기하학적 추상조각임이 더욱 선명하다. 얼핏보아서는 인체의 변용임을 찾아보기 어려움은 새로운 매재로 사용한 알루미늄의 재료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교적 제한되었던 재료에 대한 관심의 증폭과 아울러 이질적인 재료의 합성에서 유도되는 긴장감의 조형성의 획득이 기존의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단조로움을 벗어나 풍부한 구조적 인자를 내포하였다. 그는 단열 또는 복합재료(나무와의 결합)로의 변화를 통해 나타난 풍부한 외면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내면을 흐르는 기조는 구성주의적 혼과 상황성이란 두개의 요소로 압축되고 있어 일관된 조형의 전개를 대하게 된다. 이러한 조형이념의 일관성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적 상황성의 전개와 방법론에서의 개성은 여러 가지 이미지의 변화와 발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대작에 대한 도전은 미술가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도전이자 창작의 열의를 더욱 충만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김낙준은 늘 국내 환경조형물의 설치에서 조형물 을 포함한 주변공간이 협소함을 안타까워한다. 환경조형물이 반드시 대형이어야 하고 넓은 공간을 차지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국내 환경 조형물들은 건축주나 시공자의 인식부족으로 환경이란 개념을 섭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환경 조형물은 그 자체가 공간을 압도해야지 건물의 악세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자신이 세운 환경 모뉴멘트를 파괴하고 새로운 작품을 설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작업여건이 보다 나아지면 건축주를 설득하여 보다 환경조형물로서의 가치가 높은 조형물로 교체를 꿈꾸고있다.
   전통적 기법의 탈피와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계속되는 한 김낙준은 늘 신선한 젊은 작가로 남게될 것이다 

    조각가 김낙준氏는 청주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도미하여 그랜빌 스테이트 컬리지와 웨스트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조소수업을 하였다. 두 차례의 개인전과 88 그룹전(웨스트 버지니아), 인천청년작가전(인천), 토탈 백십사전(서울) 등 다수의 그룹전과 인천시전어에 대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다. 현재 서원대학교 강사이다.
1995 미술세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