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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준/김낙준

1998 제4회 개인전 - 굵고 자유로운 선(線)



굵고 자유로운 선(線)


지도 위에 표시되어진 고속도로 망이 그러한가?

분명하면서도 명료하여 마음대로 달리 수 있는 힘있는 선(線), 바로 조각가 김낙준을 생각나 게 한다.

김낙준의 작품은 제한된 재료 안에서 만족하며 즐겁게 유희한다. 그는 재료의 종류와 상관 없이 조각의 본질 탐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물성(物性)이 나무이든, 청동이든, 혹 그 이외의 다른 재료를 갖고도 그의 손을 거치면 조각의 참 맛을 한껏 품어낸다. 그의 조각은 색채와 면의 조화에 중점을 두면서도 특히 외곽 선이 살아 숨쉬는 듯 형태 안에서 감칠맛을 더해준다.

김낙준의 조각은 자유 정신에 대해 깊은 이해와 전후(戰後) 모든 문화 예술의 집결지라 할 수 있는 미국 유학을 통하여 고독으로부터 교류를, 집단으로부터의 개별성을 획득한 듯 하다.

그의 작품은 상당 부분이 이국 정취를 담아내고 있다. 아직 낯설기만 한 최근의 미국과 유럽의 미술에 그의 작품은 상당히 근접되어진 면을 지니고 있다. 시대의 아류에 편승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맥빠진 주위미술 상황을 뒤로하고 그는 묵묵히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감각과 상이한 개념들을 소중히 담아 우리를 향해다가오고 있다.

그의 작품이 가야할 길은 그의 30대代의 나이가 말해주듯이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그의 작업들은 앞으로 창조와 모방 형식과 내용이라는 상반되어진 개념 안에서 투쟁하지 않으며 힘차게 중용의 세계를 추구하며 우리를 향해 외칠 것이다.

1998. 11. 14  조각가 김 길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