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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준/김낙준

2001 제8회 신세계 갤러리 기획초대전 - 경기일보



하늘향해 고독하게…팔벌린 `솟대'


`솟대'라는 전통 소재를 통해 현대 사회의 인간 소외와 고독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인천 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솟대이야기'란 주제의 김낙준 철·조형전으로 사물의 가
치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갖는 존재론적 위상에 관한 그의 생각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0여년전 대학을 졸업하고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당시 데이빗 스미스나 시어도 로작 같은 거장들을 배우겠다는 것보다 솟대나 장승, 벅수 같은 형상들을 의인화해 모더니즘
의 문맥으로 재해석하고 여기에 국제적 보편성과 역동성을 부여, 표현의 폭을 확장시키겠다는 젊은 미술학도의 야심찬 포부로 가득 차 있었다.
 거기에는 단순히 사유하는 실체로서 뿐만 아니라 존재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는 `인간'이라는 화두가 작품의 주된 내용으로 자리잡았다.
 귀국 후 그는 한동안 목조각에 전념했다. 조각도로 거칠게 마무리하여 생명력이 풍부해 보이는 골격을 중심으로 김낙준 특유의 풍부한 형식언어들을 결합시킨 '인간 그리고 내면과 외면'이라는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빛'이 필요한데 그는 "작품에 빛을 비추어 생긴 그림자는 인간의 내면을 의미하며 작품 그 자체는 인간의 외면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 역시 솟대라는 전통의 소재를 통한 인간 소외와 고독이다. 특히 솟대라는 대상은 그를 끊임없이 사유케 만든 점 · 선 · 면 중 근래에 면에서 선으로 형식언어를 바꿔 가고있는 그의 조형적 관심을 충족시키기에 적합했다고 한다.
 미술평론가 이경모씨는 "그는 작품제작에 있어 보다 다이나믹하고 자연스런 형태를 지향하는데 특히 통쇠를 이용함으로써 작품에 생경한 아름다움을 줄 뿐 아니라 철재가 지닌 고유한 색감마저도 차용하는 여유로움을 보여준다"면서 "이전의 다채로운 형식언어들을 폐기하고 추상적이고 함축된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가 어떤 방식으로 선에서 점으로 전이해 나갈 것인가 궁금하다"고 평했다.
 서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과를 출강중인 김낙준씨는 현재 한국조각가협회, 인천판화가협회, 인천조각가협회, 인천광역시 초대작가, 인천청년작가협회 회장 등으로 활동중이다.
문의 (032)430-1157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경기일보 2001-03-06